안녕하세요. 이렇게 합격수기를 올리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렇게 기대감을 가지실만큼 대단한 혹은 의미심장한 멘트나 경험은 없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지금 뒤돌아보면 조금 민망하네요.
제 능력보다는 저를 누구보다 아껴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함께 공부를 했던 형, 친구, 동생들이 또한 원장선생님과 대리님을 비롯한 마산남부경찰학원 교수님들 한분 한분께서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은 없었습니다. 대학4학년때 동아대학교에서 후원하는 Leader's Club이라는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고, 봉급보다는 앞으로 커갈 미래를 위해서 지원했던 중소기업 몇 군데 합격하여 꿈을 펼치려는 때였습니다. 허나 부모님의 반대가 극심하였고, 결국 조금 더 준비를 하여 대기업 혹은 유망기업에 입사를 위해 준비를 하려할 때 경찰이신 아버지의 권유 아닌 권유로 마산남부경찰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그때 원장님께서 상담을 받으셨다면 아마 다시 오라고 퇴짜를 맞았겠죠, 대리님 앞에서 저와 부모님은 제 진로문제로 약간의 다툼이 있었고 전 거의 화풀이식으로 등록을 했으니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미래와 정반대의 결단이었기에 전혀 능률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1월말에 등록을 했고 그 다음 주에 바로 중간범위 모의고사를 쳤는데 첫 시험 결과는 총점 29점에 영어 2개라는 충격을 주었고, 점점 승부욕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O.T때마다 참석해서 6번을 들었고, 박수열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100일 기본영어를 6개월 들었으며, 이정찬 교수님이 하는 프로젝트(?)때마다 등록을 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열
심히 한만큼 생각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의욕상실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같이 공부하는 수험동기들과 같이 풀기도 하면서 재충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술은 한 달에 한번, 중간범위, 전 범위를 치고나서 먹기로 했고, 모의고사를 치고난 후 노래방이나 PC방에서 스타 몇 게임, 토스트집 2층에 있는 게임룸(?)에서 스트레스를 풀면서 시험에 대한 중압감에 벗어나곤 했습니다. 때론 너무 과하게 해서 살짝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장현철 교수님과 이동진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시간표와 계획표짜는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혼용해서 기록을 하면서 공부를 하니 그게 저에겐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과목별로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방식과 자료만을 기초로 공부를 했고, 흔히 말하는 경시모싸이트는 이번 필기시험을 치고 나서야 처음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경찰학은 장현철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았으며, 수사는 9개월이 될 때 까지는 열혈수사와 모의고사 오답노트를 중점으로 그 이후에는 이동진 교수님과 면담 후에 실무문제집을 사서 보았습니다. 영어는 등록하고 난 후 쭉 공부를 했으며 박수열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100일 기본영어, 강의하실 때 적어주시는 예문과 이정찬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본반 강의, 즉 하드판 영어 문법과 독해편을 사서 중점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다른 과목보다 영어공부를 더 중점적으로 해보고 싶었고, 이때가 아니면 평생 기본을 다지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최고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영어에 관한 강의가 개설되면 무조건 등록해서 공부를 했고 그 때문에 이번에 가장 큰 도움을 얻은 것 같습니다.
형법, 형소법은 정말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강의시간 때에는 재미있게, 귀에 쏙쏙 들어와서 나중에 복습할 때에도 쉽겠구나 했지만 정말 크나큰 오산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막막함과 동시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를 몰라서 2개월을 그냥 훌쩍 보내버렸습니다. 권영덕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예를 들어주시는 것과 농담까지 적어가면서 그 수업전체를 음미해보려 노력했고 서석원 교수님께서 칠판에 현란하게 그려주시면서 설명하는 형소법 강의를 따로 노트로 만들어서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한만큼 결과가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그때마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란 위안으로 버텼습니다. 매일 강의하는 날에는 아침 7시50분에 학원에 와서 내가 탐내는 자리에 쭈욱 앉았고, 수험생활 초반부에는 앞자리에 후반부에는 중간부분에 앉아서 강의를 빠지지 않고 들었습니다.
제가 한 공부 방법은 정말 남들이 보고, 듣기에는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방법입니다. 책에 강의시간에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설명과 농담거리를 적었으며, 경남대 도서관에 올라가서 매일 복습을 했습니다. 내가 외로워 연애 생각이 간절하면 그것을 추스르기도 했으며, [ 집-헬스장-학원-도서관-집 ]을 계속 반복하는 생활에 지쳐서 무언가 다른 것을 하고 싶어질 때에도 합격할 때까지만 참자, 참자, 참자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자제를 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또한 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신 O.T법은 정말 따라하기가 쉽지만은 아닌 방법이었습니다. 되도록 그방법을 따라하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저에게는 아마도 제 자신을 너무 사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 범위를 매일 보기위해선 자기와의 약속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강조하시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찬물로 마무리하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을 지키기가 힘들었지만 그것이 제 수험생활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 겸손함, 참을성이 수험기간에 가장 필요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합격하기까지 제 수험기간은 1년 2개월. 이렇게 끈기 있게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결과에 뿌듯할 때가 없었습니다.
졸업 후 경찰공부를 하겠다고 주변사람들에게 공지를 함으로서 흐지부지 끝내지 않게 만들었고, 한동안 핸드폰을 학원에 들고 다녀도 시계이상의 용도로 쓰지 않았기에 간혹 베터리가 나갈 때까지 방치해두기도 했습니다. 머리가 크게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미루고, 포기를 했으며, 때로는 중압감에 짜증을 많이 내기도 했습니다.
수험생활은 이런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지루하고, 짜증나고, 때로는 자괴감에 빠지는 것. 하지만 이런 우울함이 다가올지라도 이 안개를 헤쳐 나가면 분명 밝게 비추는 햇볕이 있기에 꾹 참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 길목에 전 운이 좋게도 우리 학원과 인연이 닿았고, 좋은 지인들을 만났으며, 부모님께서 같이 계시기에 큰 굴곡이 없이 무사히 완주를 한 것 같습니다.
너무 추상적으로만 표현을 한 것 같군요.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아마 읽다가 졸지나 않으실까 해서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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